남북관계-북미대화 영향 주목

일본 언론은 10일 오전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교전 소식을 신속하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이번 교전으로 대화 분위기가 감돌던 남북 관계가 재차 긴장 상태로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미국에 대해 조기에 북미대화에 응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낮 연합뉴스의 보도를 인용, 긴급 뉴스로 보도한 데 이어 속보를 통해 교전 상황을 속속 전했다.

통신은 "한국측의 사상자는 없으나 북한측의 피해는 불명확하다"면서도 "북한 경비정이 파손돼 북한측으로 돌아갔으며, 경비정에서 연기가 올라왔다는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과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날 석간 1면 머리기사로, 아사히(朝日)신문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은 1면 주요 기사로 교전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남북 간 교전은 20명 이상의 한국군 사상자가 발생한 2002년 6월의 충돌 이후 처음"이라며 "우발적 충돌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충돌로 남북 관계가 재차 긴장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둔 시기에 발생한 만큼, 북미대화 개최에도 미묘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미대화가 조기에 열리지 않으면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기 위한 북한의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소개했다.

아사히도 "미국 정부는 북미대화를 위해 가까운 시일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평양에 파견하겠다고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건이 이런 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영 방송 NHK도 국방부 발표를 인용,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북한 경비정이 연평도 부근의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자 한국 경비정이 경고사격을 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교전 소식을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