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혐의로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AFP통신은 10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지난달 탁신 전 총리를 그의 경제고문으로 임명하면서 태국과 캄보디아 간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탁신 전 총리의 '깜짝 방문'으로 양국의 외교전이 재점화됐다고 보도했다.

탁신 전 총리는 이날 캄보디아 재무부를 방문해 빈곤과 세계경제 문제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전날 밤 자신의 웹사이트에 "캄보디아 방문은 태국과 캄보디아가 싸우도록 하기 위한 게 아니라 빈곤 퇴치와 세계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탁신은 지난해 8월 태국 대법원 공판에 참여하지 않고 해외로 도피했으며 태국 대법원은 그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한 상태다.

수텝 타웅수반 태국 부총리는 9일 "탁신이 캄보디아에 입국하면 공식 채널을 통해 그의 신병 인도를 즉각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또 양국이 지금까지 체결한 모든 양자협약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쿠이 콩 캄보디아 외무부 대변인은 탁신 전 총리 도착 직후 "캄보디아 정부는 이미 탁신 전 총리를 정치적 희생자로 규정했다"며 신병 인도 요구를 따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탁신 전 총리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지 말 것을 요구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태국 왕실과 관련된 탁신 전 총리의 인터뷰 내용이 왕실모독죄에 위반된다며 기사를 내보낸 기자에게 최대 12년형의 중형을 내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