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독한 맥주 바람이 불고 있다. 맥주의 알코올 함량을 3~4배 가량 높이는 법안이 각 주(州) 정부에서 잇따라 통과되고 있는 것이다.

6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앨라배마주와 웨스트버지니아주 정부는 최근 법적으로 허용되는 맥주의 알코올 함량을 6%에서 각각 13.9%, 12%까지 올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버몬트주와 몬태나주도 각각 16%, 14%까지 맥주의 알코올 함량 허용치를 높였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 판매에 대해 제한이 심했던 아이오와주와 미시시피주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는 더 높은 도수의 맥주를 먹게 해 달라는 미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한편 지난 7월 영국의 맥주회사 브루독이 알코올 함량 18.2%인 '도쿄'를 출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낮은 도수의 소주들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주만큼 독한 맥주'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대선주조 '봄봄'의 알코올 함량은 16.7%, 롯데주류 '처음처럼 쿨'은 16.8%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이처럼 소주 뿐 아니라 맥주에서도 저도주(低度酒) 바람이 거세다. 지난 4월 출시된 OB맥주 '카스2X'의 알코올 함량은 2.9%에 불과하다. 알코올 함량이 가장 많다는 OB맥주 '카스 Red(레드)'도 6.9%에 그친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낮은 도수의 술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라 더 높은 도수의 맥주를 준비하지는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존 제품군을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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