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투표 보이콧 요구는 없어
카르자이측 결선 강행 의지 표명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과 격돌할 예정이던 무소속 압둘라 압둘라 후보가 결선투표 포기를 선언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1일 보도했다.

압둘라 후보는 이날 카불에서 지지자들과 부족원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이번 결선투표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정한 선거를 위한 나의 요구는 거절당했다.

투명한 선거가 불가능하다.

국민은 현 선거관리위원회가 치르는 대선을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압둘라 후보는 그러나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결선투표 보이콧을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프간 국민은 현 선관위 체제하에서 치러진 대선 결과를 수용해서는 안된다.

카르자이 정부의 임기는 지난 5월에 끝난 만큼 정당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압둘라 후보는 현 선관위원장인 아지줄라 로딘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부정 재발을 위해 지난달 31일까지 그를 해임할 것을 대통령측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또 그는 내무, 교육, 부족담당 장관도 선거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경질하고, 1차 투표에서 이미 부정이 행해진 이른바 '유령 투표소'의 운영하지 말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은 압둘라의 주장을 일축했으며, 선관위는 최근 제시한 결선투표 진행안에서 투표소 수를 더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프간 헌법과 법률에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치른다고 명시돼 있지만, 후보 가운데 1명이 사퇴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최종 당선자를 가릴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따라서 압둘라가 결선 포기를 공식화한 가운데 선관위가 결선투표를 강행할지 아니면 대법원에 당선자 결정권을 넘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카르자이 선거운동본부측은 압둘라의 기권에도 불구하고 결선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르자이 선거캠프의 모인 마라스티알은 "우리는 결선투표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