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중고차 현금보상제가 말짱 헛짓이었다고?"

최근 보수 성향의 TV 방송인 폭스뉴스와 한바탕 일전을 치른 미국 백악관이 이번엔 미 자동차업계의 유명 시장조사 사이트 '에드먼즈닷컴(Edmunds.com)'과 한판 붙었다.

이 사이트가 지난 여름 미국 정부가 총 30억달러를 투입,자동차 시장 회복에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중고차 현금보상제가 실제론 있으나마나 했다는 '무엄한 주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에드먼즈닷컴은 지난달 29일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 시행 기간에 팔린 신차 69만대 가운데 12만5000대만이 실제 이 프로그램의 직접적인 영향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나머지는 프로그램 유무와 상관없이 팔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결국 정부가 단지 12만5000대의 판매 증가를 위해 30억달러란 거액을 쏟아부으며 대당 2만4000달러의 세금을 준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에 발끈하며 즉각 반박했다. 백악관 측은 블로그를 통해 "에드먼즈닷컴의 보고서는 그저 특이한 뉴스 헤드라인으로 주목을 끌기 위한 행위일 뿐"이라며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의 대상이 아니었던 차량들을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잘못 가정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고차 현금보상제가 자동차 생산 및 판매 증가와 업황 회복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큰 도움을 줬는지에 대해선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에드먼즈닷컴의 최고경영자(CEO) 제러미 앤윌은 "보고서에서 사용된 수치는 정확하다"며 "이번 보고서는 미 자동차업계가 정부 도움 없이도 자체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더욱 좋은 뉴스를 전해줬다"고 맞섰다.

한편 백악관은 1일 오바마 정부 출범 후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지금까지 약 65만개의 일자리가 유지되거나 새로 만들어졌으며 연말까지 '일자리 350만개 창출'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등 경기부양책이 일자리 만들기에는 실패했다는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