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해안선 연안자원 보호 미래 위해 중요"

"한국은 매우 긴 해안선을 갖고 있고 상당한 연안 자원(Coastal Resources)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잘 보호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중요합니다"
여성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엘리너 오스트롬(76) 미국 인디애나대학 교수가 앞으로 한국의 발전을 위한 원동력으로 해양 자원을 지목하고 어장이나 수자원 관리 등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한국엔 뛰어난 인재들이 있어 어려운 과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오스트롬 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의 미래 전망 등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최초의 여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을 묻자 "매우, 매우 기쁘고 모두에게 감사한다"면서 "동료 여성 학자들에게도 자기 분야를 유지하면서 계속 노력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벨상의 다른 부문에서는 여성 수상자들이 나왔었지만, 노벨 경제학상을 여성이 수상한 것은 지난 1968년 노벨 경제학상 제정 이후 오스트롬 교수가 처음이다.

그는 "1997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그동안 많은 한국인 학생을 가르치거나 한국인 동료들과 일을 해봤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그들이 뛰어나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오스트롬 교수는 한국의 최근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많은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한국은 매우 긴 해안선을 갖고 있고 어장이나 수자원 등 상당한 연안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런 자원들은 잘 보호돼야 하고 그런 것이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스트롬 교수는 이어 한국사람들은 활기차고 적극적이며 그들을 직접 만나면서 재능을 보게됐다고 밝히고 이런 인재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한국의 미래는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오스트롬 교수는 공유자원(common pool resource) 연구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산림.어장.호수 등의 공유자원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전통적 경제이론인 '공유재의 비극'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인물이다.

그는 공동체 중심의 협력체계를 통해 공유 재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환경 파괴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오스트롬 교수는 공유자원의 성공적인 관리를 위해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대해 "한가지가 아니다.

관리를 위한 권한이 있어야 하고 규율을 만들어야 하며 이는 사람들이 적응하고 시간이 지나면 바꿀 수도 있어야 한다.

분쟁 해결 능력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193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오스트롬 교수는 1965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정치학회(APSA) 회장도 역임했다.

이 때문에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그를 수상자로 선정하자 경제학계에서는 정치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오스트롬 교수는 이런 지적에 대해 "나는 정치경제학자(Political Economist)"라면서 "나는 양쪽을 공부했고 지난 25년간 뛰어난 경제학자들과 함께 연구해왔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나는 경제학과도 많이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