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가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방의 코센차 시 앞바다에 방사성 폐기물을 폐선박에 실어 가라앉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지역 방사능 수치가 평균치보다 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나온, 이 지역 주민의 암발생률이 평균치보다 4배나 높다는 보고서를 뒷받침해주는 것이어서 이탈리아 사회가 충격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의회 산하 마피아 친환경 범죄 조사위원회의 로베르토 메니아 위원은 이 같은 충격적 사실을 보고하면서 현재 정부는 바닷속 470m 지점에 가라앉아 있는 이 배에서 방사능 물질을 인양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나섰다고 일간지 일 메사제로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칼라브리아 지방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은드랑게타 마피아가 가라앉힌 것으로 확인된 이 배에는 약 120개의 맹독성 물질을 포함한 방사능 폐기물이 실려져 있다고 마피아의 일원이었던 프란체스코 폰티가 밝혔다.

또 마피아는 이 배뿐만 아니라 약 30여 척의 또 다른 산업 폐기물을 실은 폐선들을 바다에 침몰시켰다고 폰티는 폭로했다.

그러나 메니아 위원은 은드랑게타 마피아는 바다뿐만 아니라 이 지방의 해안가 절벽이나 숲 등에도 엄청난 양의 맹독성 폐기물을 무작위로 버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일 메사제로는 전했다.

실제로 이 방사능 폐기물이 가라앉은 바다에서 멀지 않은 숲에서 약 2천 제곱미터 면적에 두께가 3m나 되는 불법 산업폐기물이 쌓여 있는 것이 발견됐다.

또 한 지역에서는 중금속이 다량 포함된 폐기물들로 꽉 채워진 동굴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미 이 지역에선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보다 평균 4배가 높다는 보고서가 나오는 등 맹독성 폐기물로 인한 환경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일 메사제로는 보도했다.

또 이 지역의 주 산업인 수산업이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어 기초자치 단체장 등 50여 명이 이탈리아 의회 앞에서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로마연합뉴스) 전순섭 통신원 soonsubro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