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주택 부문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침체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실업률과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FRB는 이날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최근 경기 동향을 종합한 베이지북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경기가 침체 단계에서 안정화됐거나 완만한 개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베이지북은 "경기 침체가 끝났다"고 평가한 바 있다.

FRB는 지난 여름부터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주택과 제조업이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 부문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80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의 영향으로 호전되는 양상이며 제조업은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물가 상승 압력도 낮다고 평가했다.

반면 가장 취약한 부문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주택 부문의 경기 호전을 상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시장 여건 취약 또한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RB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도 여전히 미약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9.8%에 이르는 실업률과 이로 인한 가계소득의 정체,대출의 어려움 등으로 가계의 소비 행태가 계속 조심스러운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FRB의 이번 베이지북은 다음 달 3~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에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분기 미국 경제가 무시못할 정도(nontrivial)로 성장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4분기에도 그렇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고용시장은 곧바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