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북한이 중국 자본을 동원,남포항에 보세가공업체 설립을 추진중이다.

19일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해 3월 북한 령봉연합회사와 중국 산동영성성달전자가 합영회사를 설립,남포항을 개발토록 승인한 것으로 밝혀졌다.한 무역성 명의로 발급된 이 승인서는 총 880만유로(152억원)의 초기 투자비 가운데 북한측이 55%,중국측이 45%의 지분을 출자해 남포시 갑문2동에 합영회사를 설립토록 했다.합영회사는 2058년까지 50년간 항운과 해운업,윤전기자재의 수리·정비 및 재수출,중개업은 물론 보세가공업까지 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또 남포항 갑문 남쪽 해안 개발과 이 일대 해수면 매립 개발권도 주어졌다.계약서에는 작년 10월 자본금 완납 후 1년안에 공장을 완공토록 돼 있으나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산동영성성달전자측은 최근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남포동 해안 일대에 공장을 설립한뒤 중개업과 보세가공 무역 등에 나서기로 하고 북한당국 협의중이다.

해안 토지 면적은 100만㎡로,330만㎡인 개성공단 면적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 해수면 매립 개발이 이뤄지면 총 개발 면적이 4㎢로 늘어나 개성공단보다 큰 규모를 갖추게 된다.중국의 한 대북 전문가는 “남포항에 보세가공업을 허용했다는 것은 단순한 외국계 공장 유치가 아니라 수출 및 자유무역 특구로 개발하겠다는 뜻“이라며 “입지적으로도 중국 내륙과 근접한 남포항이 나진·선봉 특구는 물론 남북 관계 변화에 따라 출렁거리는 개성공단보다 파급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매력적”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나진항 2, 3호 부두를 보수,독점할 수 있는 권한을 중국과 러시아에 각각 부여한데 이어 이달초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때 새 압록강 대교를 건설키로 합의하는 등 대외 개방 의지를 보여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