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 이틀째를 맞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13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정례 회담을 갖고 양국간 35억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베이징에 도착한 푸틴 총리는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주최한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원 총리와 14번째 양국 총리 회담을 갖고 양국간 협력 방안과 국제 및 지역 문제 등을 논의했다.

원 총리는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총리는 최근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면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총리를 수행해 방중한 러시아 기업인들은 이날 중국 측과 총 35억달러 규모의 협정 및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중국 개발은행과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VEB)간 5억달러 규모의 차관 계약을 비롯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매년 700억㎥의 가스 중국 공급계약, 교통과 사회간접자본 건설, 자원개발 등의 공동 프로젝트 등이 포함돼 있다.

또 탄도 미사일 발사 통고에 관한 정부간 협정을 포함해 이민에 관한 협정, 비즈니스 거래와 '고속열차를 이용한 러시아 여행' 등에 관한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원 총리와 푸틴 총리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협정 조인식에 참석해 기업인들이 체결한 계약을 승인하고 정부간의 협정에도 서명했다.

외신들은 당초 양국이 푸틴 총리의 방중 기간 총 34개 분야, 55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협정을 체결한다고 보도했으나 협정의 규모는 당초보다는 줄어든 35억달러로 결정됐다.

양국 총리는 이날 저녁 회담이 끝난 뒤 중국과 러시아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기념행사와 중국에서 진행된 '러시아어의 해' 행사 폐막식에도 함께 참석했다.

양국 총리는 1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총리회담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는 중국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6개 회원국과 이란, 인도, 파키스탄, 몽골 등 4개 옵서버 국가, 초청국인 아프가니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이 참가한다.

이번 회의는 회원국간의 경제와 사회,문화 협력 방안과 함께 대테러 공조 방안, 국제범죄 조직 척결 등 안보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