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면 여성들이 근육질의 터프가이에 흥미를 잃고 대신 앳된 꽃미남에 끌리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8일 셰필드대 생물학과 알렉산드라 앨버니 교수팀의 이 같은 연구결과를 전하면서 이 이론이 옳다면 인기 남자배우의 전형이 1950년대 이후 터프가이형에서 꽃미남형으로 바뀐 이유가 일부는 설명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60년대 처음 등장한 경구피임약은 인구 억제는 물론 여성의 성적 자유와 사회적 지위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등 성 혁명의 원동력이 됐다.

앨버니 교수팀은 그러나 학술지 '생태학ㆍ진화 경향'에 발표한 논문에서 한 달에 한 번 며칠 간의 배란기에 작용하는 피임약이 남성에 대한 여성의 취향을 변화시켜 사회적으로 더 장기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란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유전적으로 자신과 더 많이 다르고 근육질인 남성에 매력을 느끼지만 평상시에는 여성적이고 앳된 얼굴의 남성에 더 끌린다는 사실이 이전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에게는 배란기가 없어지면서 근육질 남성에 끌리게 하는 체내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데일리 메일은 이어 인기 남자배우의 전형이 1950년대에는 근육질 남자이던 것이 지금은 꽃미남으로 변한 것은 경구피임약의 영향을 잘 보여주는 것을 풀이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1950년대와 60년대 대표적인 남자배우로 터프가이형인 커크 더글러스와 버트 랭카스터, 숀 코너리와 스티브 맥퀸을 꼽고, 이후에는 70년대 존 트래볼타와 라이언 오닐, 80년대 마이클 J. 폭스와 롭 로우, 최근에는 조지 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휴 잭맨 등 꽃미남형 배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앨버니 교수는 그러나 이에 대해 "이 이론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 아직 명확한 증거는 없다"며 "이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