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중심의 '리더 클럽'이었던 주요 7개국(G7)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20개국(G20)이 세계경제 협력의 장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기에서 태동한 37세의 G7이 소멸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G7은 내년 정례회의 이전에 마지막으로 존재를 과시한 뒤 그동안 영향력을 떨쳤던 환율 관련 성명서들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일 G7을 아예 '죽은 G7'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G7이 회의를 하고,정상들이 결정을 하며,후속 조치는 없고,지루한 성명서가 나오고,6개월 후 다시 회의를 연다"고 비유했다. FT는 최근 G20이 세계경제 협력을 위한 핵심적 포럼으로 선택되면서 G7에 드리운 운명이라고 덧붙였다.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는 "엄밀히 따지면 G7의 소멸은 세계 무역불균형과 환율이 논의됐던 2004년 2월에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G7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들은 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경기회복이 확실해질 때까지 경기부양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세계 경기 회복과 지속적인 금융시장 개선의 징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성장 전망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고용시장은 아직 나아지지 않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는 지난 2월 발표한 성명의 기조를 유지했다. 이들은 "더욱 자유로운 변동환율제로 옮겨 가겠다는 중국의 변함없는 약속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속적인 위안화 평가절상을 낳고 중국과 세계경제의 균형 잡힌 성장을 도와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일부 국가들이 제기한 달러화 약세 문제는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