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미니 헌법으로 불리는 '리스본 조약' 비준동의안이 아일랜드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지난해 6월 비준동의안을 부결시켜 리스본 조약을 위기로 몰았던 아일랜드에서 압도적 표차로 비준안이 통과됨에 따라 유럽합중국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4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일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찬성 67.1%,반대 32.9%로 리스본 조약 비준동의안이 통과됐다. 16개월 전 국민투표에서는 찬성 46.6%,반대 53.4%로 부결됐지만 1차 때 반대한 유권자 가운데 20% 이상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EU라는 울타리가 필요하다"며 찬성으로 돌아선 것이다.

EU 정치적 통합의 핵심 근거인 리스본 조약이 아일랜드 국민투표 통과라는 최대 난제를 넘어섬에 따라 EU의 정치적 통합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국제사회에서 EU의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스본 조약은 'EU 대통령'으로 불리는 2년6개월 임기의 정상회의 상임의장직과 외교총책직을 신설하는 등 정치 통합을 강화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아일랜드의 리스본 조약 비준동의안 통과에 따라 EU 27개 회원국 중 폴란드와 체코만 조약 비준을 남겨 두고 있다. 이들 두 나라는 비준동의안이 의회를 통과한 상태로 대통령이 연내 서명하면 리스본 조약은 내년 1월1일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더블린=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