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사진관 출시..건국 60주년 맞아 인기

중국의 건국 60주년을 맞아 홍위병(紅衛兵)이 부활하고 있다.

물론 중국 정치의 세계가 아닌 젊은이들의 결혼 기념사진 속에서다.

중국 저장(浙江)성 성도인 항저우(杭州)에서 홍위병 복장으로 결혼 기념사진을 찍는 신혼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8일 AP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홍위병은 1966년과 1976년 중국의 문화대혁명 당시 대학생과 젊은이들로 조직된 정치적 대중조직으로,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주석의 정적을 숙청하는데 앞장섰다.

홍위병들에게 살해 당했거나 이들의 박해를 받아 사망한 사람은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항저우에 사는 순펑칭(24.여)씨는 웨딩드레스나 중국의 전통 복장인 치파오 대신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들이 입던 인민복을 입고 결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모자에는 붉은 별이 달려있고 가슴에는 마오쩌둥의 배지를 단 홍위병 복장이다.

물론 신랑인 쉬숴(26.댄서)씨도 물론 홍위병 차림이었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순펑칭씨는 "단지 다른 결혼 사진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홍위병 복장을 입고 결혼 기념 사진을 촬영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홍위병 복장은 매우 멋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혁명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중국의 현실정치 속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홍위병이 결혼 기념사진 속에서 나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건국 60주년을 맞아 유행하고 있는 과거에 대한 향수열기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홍위병 복장의 결혼 기념사진을 상품으로 출시한 사람은 항저우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쩌우쓰건씨였다.

그는 "중국의 젊은이들은 개방적이며, 더욱 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나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홍위병 복장으로 결혼 기념사진을 찍는데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대혁명은 대부분의 중국 젊은이들이 알지 못하는 특수한 시기"이라면서 "젊은이들이 홍위병 복장을 입으면 남과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쩌우씨가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홍위병 복장으로 결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커플은 일주일에 2∼3쌍이 된다고 한다.

비용은 2천위안이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