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중국에서 일자리를 찾자.”

미국 보스턴에 있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시간당 7달러의 약국 아르바이트 자리 정도를 구할 수 있었던 미칼라 리스벡은 지난 2월 과감히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그는 중국어도 하지 못했지만 도착 후 일주일 만에 영어강사라는 ‘어엿한’ 직장을 얻었다.

AP통신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 한국 등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중국에서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헤드헌팅업체인 MRI차이나그룹의 크리스 왓킨스는 “전세계 대졸자는 물론 기업인들과 전문가들이 일자리를 찾아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지난 18개월새 중국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외국인들의 이력서가 3배로 늘었다”고 말했다.작년말 현재 중국 정부에 등록한 외국인 근로자는 21만7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7000여명 증가했지만 올들어선 이 숫자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 상당수 외국인들은 영어를 가르치지만 요즘은 컴퓨터 회계 등 다른 분야의 전문가도 증가하는 추세다.런던의 한 뱅커는 중국의 사모펀드에서 일하고 있다.30세의 한국인 사진작가는 1년간 칭다오에서 프린랜서 일을 하고 있고 코넬대 졸업한 앤드루 카는 지난달부터 중국 선전의 인터넷업체에 취직했다.

중국으로 구직자가 몰리는 것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중국에서는 러시아나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비해 외국인의 구직 절차가 까다롭지 않고,고용인이 외국인 채용을 신청하면 약 15일안에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을 수 있다.중국마켓리서치그룹의 손 레인 사장은 “중국에서 1∼2년 근무하는 것은 나중에 미국에서 일하거나 경영대학원에 입학할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며 “경력관리 측면에서도 이롭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제출할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실업자수가 2억1900만명∼2억4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의 올해 청년(25세 미만) 실업률 전망치는 평균 16~18.7%로 7월말 현재 OECD 전체 실업률(8.5%)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