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는 2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 본회의에 참석하지만 이번 회의에는 그가 얼굴을 피했으면 하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바로 그들이다.

로커비 폭파범인 압둘 바셋 알-메그라히의 석방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 등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이들 사이에는 냉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이들과 불편한 만남을 갖지 않도록 할 묘안을 짜내느라 미국 외교관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본회의에서 카다피 원수에 바로 앞서 연설할 예정인데 두 사람이 마주치지 않도록 연단 주변을 오르내릴 때 별도의 출입구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24일 열리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카다피 원수와 매우 가까이 앉게 돼 있어 두 사람이 악수를 피하도록 하기란 더욱 힘든 일이 되고 있다.

핵무기 개발 의혹에다 최근에는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발언까지 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결코 반갑지 않은 얼굴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본회의 연설이 예정돼 있는데 회의장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겨우 두 자리를 사이에 두고 앉게 돼 있어 두 사람이 어떻게 마주칠지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본회의장 밖에서는 이란에서 추방된 인사들의 시위가 예정돼 있으며 헬름즐리 호텔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초청된 연회 예약을 취소하는 등 아마디네자드는 곳곳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본회의 외에도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를 만나 중동 평화를 논의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