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과반 지지 획득..강한 추진력 발휘 전망
한-EU FTA 서명-발효 가속도 기대

포르투갈 총리 출신으로 지난 5년 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이끌었던 주제 마누엘 바로수(53)가 EU 집행위원장 재임에 성공했다.

유럽의회는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바로수 집행위원장 승인 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382, 반대 219, 기권 117로 가결했다.

의회 승인이라는 최종 '관문'을 무난히 통과함으로써 지난 7월 27개 EU 회원국으로부터 공식으로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에 지명됐던 바로수는 재임에 성공, 오는 11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집행위를 이끌게 된다.

바로수는 더욱이 절대과반(재적의원 736명의 과반인 369표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냄에 따라 향후 5년의 임기에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도보수 성향으로 유럽의회 내 최대 정치그룹을 형성한 국민당 그룹(EPP)과 EU 확대 및 초국가적 통합을 지지하는 중도파 정치그룹인 자유민주당 그룹(ALDE)이 바로수의 재임을 지지했다.

반면, 사회당 그룹(S&D) 등 좌파 성향의 정치그룹은 지난 5년 간 집행위가 경제정의, 기후변화 등에 바람직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며 바로수 재임에 반대했으나 끝내 저지하지 못했다.

바로수가 절대과반 지지까지 확보하면서 재임에 성공함에 따라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의 가서명-서명-발효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로수는 2004년 11월 취임 이후 경제ㆍ통상 부문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되살리기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뒀었다.

세계무역기구(WTO) DDA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바로수는 2006년 10월 신(新) 통상정책을 마련, FTA 등 양자 통상협정 체결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했고 한-EU FTA 협상 타결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첫 임기 5년의 최대 업적으로 평가되는 한-EU FTA의 조속한 발효는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바로수 집행위원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안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남은 절차는 '탄탄대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밖에 리스본 조약 발효 등 EU 통합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 등 제1기 바로수 체제에서 입안, 추진됐던 정책이 오는 2014년까지 더 큰 탄력을 받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