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동료 정치인들의 등 뒤에서 퍼부은 독설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 등 미 주요 언론들은 부시 행정부 시절 연설문 작성을 맡았던 매트 래티머가 오는 22일 출간할 자신의 회고록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내뱉은 독설을 폭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회고록 일부에 따르면 부시는 지난해 9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존 매케인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세라 페일린에 대해 "내가 페일린을 만난 적이 있던가? 아마 만났던 것 같다. 그런데 그가 괌 주지사였던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당시 페일린은 알래스카 주지사였다.

전당대회 이후 페일린 전 주지사가 반짝 스타로 떠오르자 부시는 "페일린은 전국구의 큰 무대에 한번도 서보지 못한 것처럼 전혀 준비가 안돼 있다"면서 "닷새 정도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페일린의 인기가 곧 시들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시는 작년 대신 당시 매케인에게도 탐탁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애초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지했기 때문.

부시는 매케인이 한 유세장에 참석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갔으나 청중이 많이 모이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 "고작 500명도 모으지 못했다니 이건 엄청난 사기극이다"면서 "나는 (텍사스에 위치한 개인 목장인) 크로퍼드에도 그 정도는 모을 수 있다"며 분노했다.

부시는 작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도 "자격 미달"이라는 평가로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연설 리허설 도중 갑자기 화를 내며 "위험한 세상이다. 오바마는 이런 일을 해내기에는 자격이 부족할 뿐 아니라 해결책도 없어 보인다"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는 또 오바마보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선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부시는 "힐러리의 뚱뚱한 엉덩이가 이 책상(백악관)에 앉을 때까지 기다리자"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부통령 지명자에 대해서도 "허풍이 돈이라면 바이든은 백만장자"라는 말로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고 미 언론들은 래티머의 회고록을 인용해 전했다.

한경닷컴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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