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정권 내일 총사퇴…야당 자민당 시대 돌입

자민당 총재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16일 오전 내각을 총사퇴하면서 아소 내각이 지난해 9월 24일 출범 이후 358일 만에 막을 내린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인한 경제 혼란의 와중에 출범한 아소 정권은 자민당 내의 조기 총선 요구에도 경기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중의원 해산을 뒤로 미뤘지만 결국은 올해 총선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의석수 119석으로 민주당(308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수당으로 전락한 자민당은 1993년 총선에서 제1당을 고수했음에도 과반수 확보 실패로 10개월간 야당 생활을 한데 이어 또다시 야당의 위치에 서게 됐다.

다만, 당시에는 군소 정당과의 연립정권 협상에 성공, 곧바로 여당으로 복귀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거대 민주당 앞에서 기약없는 약체 야당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아소 총리는 '새 정부 효과'로 지지율이 급등하면 곧바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를 생각이었다.

그러나 경기 악화에 따른 대규모 경기대책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해산 시기를 계속 뒤로 미룬 것이 최대 실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산 시기를 뒤로 미루는 사이에 한자 오독과 실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불신을 키웠다.

'정쟁보다는 정책'이라는 그럴듯한 논리를 내세우면서 경기 회복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지율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은 없었다.

올해 초 니미마쓰(西松)건설로부터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당시 민주당 대표 측근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모처럼 지지율이 반등, 중의원 해산의 최대 호기를 맞기도 했지만 아소 총리는 이때도 경기대책의 목소리만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 체제를 구축하면서 지지율이 급등했고, 도쿄도의회 선거 등 올해 중반 실시된 각종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독주가 이어졌다.

결국 아소 총리와 자민당은 지지율 반전의 기회도 잡지 못한 채 떼밀리다시피 해 중의원 해산을 단행했고, 그 결과는 자민당 참패라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아소 총리는 "지난해 가을 해산을 했으면 이 정도로 참패하지는 않았을 것을…"이라고 후회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그때 해산했으면 경기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경기 대책을 위한 중의원 해산 연기의 대가는 그와 자민당에게는 혹독했다.

아소 총리는 선거 참패로 정권을 내준 최초의 총리라는 오명이 붙게 됐고, 자민당은 1955년 창당 이후 54년 만에 처음으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야당이 되고 말았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