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30 총선에 따른 정권 교체로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일본의 정권 교체가 확정된 뒤 처음 열린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지난 주말에 비해 1엔 이상 오른 달러당 92.56엔까지 치솟았다. 엔화는 유로화에 비해서도 유로당 133.85엔에서 132.26엔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주가는 오전에 강하게 상승 출발했다가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집권으로 엔화 가치와 장기 금리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도 민주당 정권의 내수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권 교체 이후 금융 시장에서 주가 · 금리 · 엔화의 '3고(高)'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즈호증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약속한 각종 공약을 실현하려면 20조엔(약 260조원) 가까운 돈이 필요하고 이 가운데 상당액은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며 "국채 발행이 늘면 장기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장기 금리 상승은 엔화 가치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사기 위해 달러를 엔화로 바꾸면 엔화값은 오른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은 정권 교체로 엔고 추세가 이어져 연말 엔화 가치가 달러당 87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의 경우 전문가들은 정치 개혁 기대감 등으로 강세를 띨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UBS증권은 닛케이 평균주가가 연내 1만2000엔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