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중국 정부는 지난 30일부터 시작된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과 관련,대만 정부에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은 3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달라이 라마는 분리주의자로서 양안이 힘겹게 얻은 화해 분위기를 해칠 것”이라며 “특히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그와 면담한다면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달라이 라마는 중국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다.그의 방문은 대만 야당인 민진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태풍에 피해를 본 이재민을 위로해달라며 그를 초청하면서 이뤄졌다.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최우선의 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마잉주 총통(대통령)은 태풍에 대한 늑장대처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어서 달라이 라마에 대한 비자 발급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를 맞이한 대만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극도로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마 총통은 대신 중국 정부에 특사를 보내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설명할 예정이다.또 달라이 라마가 열기로 했던 기자회견을 갑자기 취소하는 등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중국 정부나 여당인 국민당 관계자들은 달라이 라마와 사적인 만남을 갖지 않겠다고 일제히 밝히기도 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