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공공기관에서 기부금액의 배에 이르는 '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목표치에 훨씬 못미치는 성금을 모으는데 그쳐 기부에 인색한 중국인들의 단면을 보여줬다.

28일 무한만보(武漢晩報)에 따르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한양(漢陽)구의 한 위생서비스센터는 이달 초 직원들을 상대로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 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예상외로 모금 운동에 참여하는 직원이 많지 않아 목표치로 정했던 3천 위안(약 55만 원)을 달성할 수 없게 되자 이 서비스센터는 "기부 금액의 배를 장려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직원들에게 공표했다.

그러나 이 센터는 고작 600 위안의 성금을 모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60명이 모금에 참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10위안(1천800원)을 내놓은 셈이다.

남을 위해 희생하거나 돈 쓰는데 관심없는 중국인들인지라 참여자 수도 적었고 기부금도 `생색내기'에 그친 것이다.

또 직원들이 회사 측의 장려금 지급 약속 조차 반신반의한 것도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데 일조했다.

회사 측은 모금에 참여한 60여명의 직원들에게 약속대로 1천200 위안을 장려금을 나눠줬다.

이 센터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직원들의 급여가 크게 인상됐는데도 당초 기대한 것과는 달리 모금에 나서려는 직원들이 거의 없었다"며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장려금을 내걸었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남을 돕는데 인색한 중국의 실상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했으며 "차라리 장려금을 남 돕는데 쓰는게 훨씬 나았을텐데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배를 불려줬다"며 "순수해야 할 기부운동을 오히려 욕되게 한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http;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