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최대 시아파 정당인 이라크이슬람최고회의(ISCI)의 지도자 압델 아지즈 알-하킴이 폐암으로 26일 이란 테헤란에서 숨졌다.

2007년 5월 폐암 진단을 받은 알-하킴은 지난 22일 폐암 합병증으로 이란 테헤란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숨을 거뒀다고 AP,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알-하킴은 1980년 이란으로 망명, 수니파가 주도하는 사담 후세인 정권에 저항하다 2003년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침공으로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자 고국 땅을 다시 밟았다.

향년 60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 알-하킴은 2005년 총선에서 시아파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ISCI의 압승을 이끌며 시아파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지방선거에서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끈 `법치국가연합'에 참패를 당하며 정치적 위상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의 죽음은 내년 1월 총선을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있는 이라크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ISCI 내에서 아들인 암마르 알-하킴과 족벌 승계 반대파가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시아파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거론되던 하킴이 사라짐으로써 또 다른 시아파 핵심 정치인인 말리키 현 총리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게 됐다.

ISCI는 총선에 대비, 누리 알-말리키 총리를 배제하고 반미 시아파 무크타다 알-사드르 정파 및 다른 소규모 정파들과 새 연맹을 결성하겠다고 지난 24일 밝힌 바 있다.

만일 같은 시아파인 ISCI와 말리키 총리 진영간에 대립이 심화될 경우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권력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수니파 정파들도 정치적 지분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