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외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그리스 정부가 22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불은 이날 새벽 아테네에서 북동쪽으로 40㎞ 떨어진 그라마티코에서 발생했으며, 이후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인근 주택가로 번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소방차 35대와 항공기 9대, 헬리콥터 5대를 보내 진화작업에 나섰으며, 주민 수백명 역시 삽과 양동이를 들고 이에 동참했으나 산불을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지 소식통은 이날 불로 최소 3개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최소 10여채가 넘는 주택이 불에 탔다고 전했다.

또 소방당국 관리들은 지난 24시간 동안 그리스 전역에서 보고된 산불 발생 건수가 10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서는 최근 강풍과 고온 건조한 기후로 인해 산불이 계속되고 있는데, 지난 20일에는 아테네에서 20㎞ 떨어진 마굴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크고 작은 공장들을 태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그리스 정부는 앞서 에비아 섬과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발생한 산불이 열흘 동안 계속되면서 8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난 2007년에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

(아테네 dpa=연합뉴스)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