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대테러전 핵심 임무도 외부 용역에 문제제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알카에다와의 대 테러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무인공격기를 이용한 폭격 임무까지도 사설 용역업체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CIA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사살하기 위해 운용하는 대테러전의 핵심 프로그램인 무인공격기 운영에 전에 블랙워터로 알려졌던 사설업체가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정부 전현직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전날에도 CIA가 지난 2004년 알카에다 고위 관계자들을 암살하는 극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설 경비업체 `블랙워터 '와 협력했던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문제를 제기했었다.

블랙워터는 지난 2007년 이라크에서 미국 관료들을 경호하는 과정에서 17명의 민간인을 사살해 물의를 빚은 업체로, 이라크에서 철수한 뒤 회사 이름을 `지(Xe) 서비스'로 바꿨다.

신문에 따르면 무인공격기 '프레데터'가 폭격할 목표물을 정하고 실제 공격을 하는 것에는 블랙워터가 참여하지 않는다.

목표물은 CIA에 의해서 정해지고 폭탄 발사 장치를 원격으로 누르는 것도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CIA 본부의 직원들에 의해 이뤄진다.

그러나 무인공격기가 실제 운용되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비밀기지에서 일하는 CIA 직원들은 소수에 그쳐 블랙워터의 직원들이 무인공격기에 미사일과 폭탄을 조립하고 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이 은밀한 기지의 경비 업무도 이들이 맡고 있다.

무인공격기 운용과 관련한 블랙워터의 역할은 CIA와도 종종 논란이 돼 무인공격기가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했을 때 CIA 직원들은 블랙워터 직원들이 폭탄을 잘못 조립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 폭탄이 미리 무인공격기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이 불발탄을 찾기 위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문은 무인공격기 프로그램에까지 블랙워터가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CIA가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에서 조차도 얼마나 외부 사설업체의 용역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