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비 테러범 압둘 바셋 알리 알-메그라히에 대해 리비아에서 대대적인 환영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영국 외무부가 앤드루 왕자의 리비아 방문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BBC가 21일 보도했다.

앤드루 왕자는 당초 9월초 리비아를 방문해 정.재계 실력자들을 만나 양국 간 무역 증진 방안을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석방한 테러범이 리비아에서 영웅 대접을 받으면서 `석방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여론을 잠재우고 미국 행정부의 반발을 의식한 외교적 제스쳐로 풀이된다.

BBC는 또한 고든 브라운 총리가 메그라히가 석방되기 직전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보내 분별있게 행동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대량 살상자가 영웅으로 환영받는 트리폴리의 광경은 매우 당혹스럽다"며 "리비아 정부가 메그라히 도착이후 며칠간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다시 등장한 리비아에 대한 평판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석방 결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채 "영국이 스코틀랜드에 아무런 석방 압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격인 알렉스 샐먼드 제1장관은 이날 "메그라히에 대한 환영은 현명하지 못하며 환영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기암 환자를 온정적인 차원에서 석방한 케니 메카스킬 법무장관의 전날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이번 일로 미국과의 관계가 손상될 것이라는 추측을 부인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