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철 영향 큰 변화없어..일부 매장은 반발 파업

1907년 이래 고수돼 온 프랑스의 일요일 영업금지 전통이 16일 103년 만에 사실상 깨졌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주 일요일 영업금지 완화 법안을 관보에 게재함으로써 공포절차를 거친 뒤 처음 맞은 일요일인 이날 파리, 마르세유, 릴 등 주요 대도시의 상점과 쇼핑몰 등은 합법적으로 문을 열고 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샹젤리제 거리의 명품점 루이뷔통과 가방 전문점인 랑셀 등 일부 대형 매장들이 이날 영업을 하고 손님을 맞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매장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

현지언론들은 바캉스철이 끝나지 않은 영향이 컸다고 분석하고 주 7일 영업을 위한 준비가 끝나는 9월이 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본격 시행은 헌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일요일 영업구역과 영업분야 지정 등에 관한 권한을 부여받은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는 9월말부터다.

이에 따라 파리 시장 등 지자체장들은 각 지자체 내의 어떤 상점들을 일요일 영업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를 포함해 세부 시행 방안을 9월 중에 최종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야당인 사회당 소속의 들라노에 파리시장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더 일하고, 더 벌자'는 대선공약에 따라 역점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일요일 영업허용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어서 향후 추이에 시선이 쏠린다.

들라노에 시장은 일요일에 더 많은 상점이 문을 여는데 대해 반대하지는 않지만 파리시가 일요일에 대대적으로 영업을 하는 유통 센터로 바뀌는 것은 극력 막을 것이라는 입장을 측근들을 통해 피력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이폽(Ifop)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요일 영업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59%로, 반대한다는 응답자를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일요일 영업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BHV 백화점 노조원들은 일요일 영업에 항의, 15일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파리시에 백화점 업주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아울러 촉구했다.

일부 노조원들은 고객들에게 물건을 구매하지 말도록 요청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프랑스 상, 하원은 지난 7월 일요일 영업금지 완화 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으며, 사회당 등 야당이 이에 반발해 헌법위에 제소했으나 합헌 결정이 내려졌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