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여부에 대해 "무엇보다 정치나 언론의 소동에서 멀어져야 한다.

(야스쿠니신사는) 조용하게 기도하는 장소다"라고 밝혀 사실상 참배를 하지 않을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10일 밤 총리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교도(共同)통신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아소 총리는 외상 재임 중에도 한국, 중국을 배려해 참배를 유보한 바 있어서 이번에도 같은 취지로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5일에 참배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직접 답하지는 않고 "국가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바친 분들을 정쟁의 도구로 한다든가, 신문의 기사 재료로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도 말했다.

아소 총리는 총리 취임 이후인 지난해 10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가느냐 가지 않느냐 답할 생각은 없다"라고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는 '애매모호 전략'을 취했다.

지난해 4월 아소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의 춘계대제에 맞춰 공물을 봉납, 한국과 중국 등의 반발을 불러 온 바 있다.

이후 그는 지난 5월 중국을 방문, 중일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과거 침략 등을 통절하게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죄를 표명한) 1995년의 무라야마(村山)담화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이) 변경된 것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일본 현직 총리의 경우 2006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바 있지만, 후임자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는 참배하지 않았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