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가 최근 개봉한 미국 영화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애완견이 등장한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알-미스르윤 등이 6일 전했다.

존 햄버그 감독이 만든 `아이 러브 유 맨'이라는 코미디 영화에는 1981년에 암살된 전 이집트 대통령 안와르 사다트의 이름을 딴 애완견이 출연한다.

영화 제작사 측은 이 애완견의 생김새가 사다트 전 대통령을 똑같이 닮아 그의 이름을 붙였다면서 이 애완견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개"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개를 더러운 동물로 간주하는 이집트인들은 애완견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것은 중대한 모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 외무부의 대변인은 영화 작가가 야비한 사람이거나 사다트 전 대통령을 모욕하길 원하는 자라고 몰아세웠고, 이집트의 변호사 사미르 사브리는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의 사과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979년 3월 아랍권 국가 중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메나헴 베긴 당시 이스라엘 총리와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사다트는 1981년 10월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하던 중 이슬람주의자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