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현상으로 일본 열도에 땡볕이 없는 여름이 지속되면서 쌀과 채소 등 농산물 흉작이 우려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은 엘니뇨 현상으로 올 여름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않고 예년보다 오랫동안 머무는 바람에 비가 많이 내려 일조량이 크게 줄고 기온도 높지 않은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쌀 주산지 중 한 곳인 홋카이도와 동북 지방에는 지난 7월 중 강수량이 예년보다 2.5배나 많아 1946년 이래 최대 수준에 달했다. 때문에 쌀 생육이 늦어져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흉년으로 쌀을 긴급 수입했던 1993년과 2003년 이래 최악의 쌀 흉작을 예상하고 있다.

쌀뿐 아니라 배추 감자 등 각종 채소도 흉년이 들어 도매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도쿄중앙도매시장에서는 당근과 오이 피망 등의 7월 하순 평균가격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80% 안팎씩 올랐다. 감자와 시금치 등의 출하량도 작년에 비해 5~30%씩 줄어들었다.

일본의 농림수산성은 지난 4일 일조량 부족 · 저온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