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 첫 전략경제대화(S&ED)가 현지시간으로 27일과 28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립니다.양국이 어떤 경제,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할지 주목됩니다.

이번 전략경제대화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2006년 합의해 출발한 양국간 전략경제대화(SED)의 범위를 확대한 것입니다.반년에 한번씩 열렸던 그동안의 대화는 주로 양국간 경제관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새로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후진타오 주석과 만나 양국의 경제 문제를 넘어 지역 및 글로벌 경제,외교안보 문제까지 다루기로 합의했습니다.1년에 한번 워싱턴과 베이징을 서로 오가며 열기로 했습니다.세계경제 위기를 계기로 중국의 위상이 급부상했기 때문에 벌써부터 주요 2개국(G2) 회의로 불리기도 합니다.

미국측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참석합니다.오바마 대통령은 개막연설만 합니다.중국측에서는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치산 부총리가 참석합니다.미국측은 경제부문에서 중국의 수출 축소와 내수 확대,위안화 가치 추가 절상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입니다.글로벌한 의제로는 지구 온난화 가스 감축,지역 문제로는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대테러전 대응과 협조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미국측이 중국에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확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지금까지 미국은 중국산 제품 등을 대량 수입해 세계경제를 먹여살렸으나,이제는 경제위기 발원지인 미국의 소비력이 현저히 떨어진 만큼 중국이 그 역할을 떠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국민들의 높은 저축률을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해 위안화 가치가 더 상승하도록 용인하는 문제를 개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데이비드 뢰빙거 미 재무부 전략경제대화 조정관은 “중국인들이 소비를 늘리고 무역흑자를 줄이면 미국의 수출이 늘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대화을 하루 앞두고 왕치산 부총리를 만난 릭 라슨 민주당 하원의원은 “중국이 수출을 줄이고 내수소비를 늘리는 경제구조로 바꾸려면 5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측은 같은 맥락에서 중국측에 위안화 환율 얘기를 조심스레 꺼낼 것으로 예상됩니다.중국 정부가 수출을 늘릴 목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저평가되도록 놔두는 바람에 중국과 미국 사이의 무역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는 게 미국의 시각입니다.미국은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이 늘어나고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안화 환율 문제는 양국간에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서 어느 정도 거론될지 불투명합니다.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취임 직전 환율문제를 언급했다가 오히려 중국측으로부터 역공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중국측은 이번에 자국이 보유한 달러 자산의 보호를 핵심의제로 올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실제로 주광야오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대화에 앞서 “달러환율 안정을 위한 책임 있는 정책을 미국이 내놓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중국은 현재 대표적인 달러 자산인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입니다.

그럼에도 양국은 재정지출 확대와 통화공급 확대 등 자국의 경기부양 정책을 유지해 세계경제 회생에 공조한다는데는 어렵지 않게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