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이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에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를 확대하라고 주문했고,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소비를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22일 발표한 연례 중국경제 평가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중국 정부가 재정지출과 통화확대 정책을 신속하고 활발하게 전개해 세계경기의 하강 속도를 완화,회복을 견인했다면서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늘리라고 권고했다. 추가적인 내수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위안화 가치는 아직도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올 경제성장률은 지난해(9.0%)보다 낮은 7.5%로 전망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성장모델을 재조정하는 전략 차원에서 중국이 민간소비를 촉진시키고 있으나 수출 의존도와 투자 수준을 추가로 낮추는 정책을 펴야 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해야 세계적인 경상수지 불균형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국가부채 규모가 적어 민간소비를 자극할 수 있는 추가 부양책을 쓸 여지가 있다면서 내년까지 이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버냉키 FRB 의장도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미국의 소비가 더 이상 세계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고용불안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신중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왕성한 소비에 의존했던 미국 경제가 세계경제 회복을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그동안 수출에 주력해온 아시아 국가들이 내수 육성을 통해 미국 소비를 대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중국이 대대적인 내수 부양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이익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