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러시아가 기업에 대한 포퓰리즘적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남서부 케메로보 주정부는 아르셀로미탈이 운영하고 있는 시베리아 석탄 광산에서 생산을 중지하면 사업권을 취소해버리겠다고 경고했다.케메로보주의 아만 툴레예프 주지사는 “만약 아르셀로미탈이 광산 두 곳에서 생산을 지속하지 않는다면 보상없이 광산을 넘겨야할 것”이라며 “주지사로서 이 지역 광산의 문을 닫는 일은 허락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심각한 경기침체로 인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인위적으로 생산을 지속해 이 지역에서 실업을 막아보겠다는 포퓰리즘적 압박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아르셀로미탈은 경기침체로 석탄 수요가 급락하자 안제르스카야 석탄광산을 7월말에 그리고 페프보마이스카야 석탄광산을 11월말에 일시적으로 문닫겠다고 발표했었다.툴레예프 주지사의 압력에 아르셀로미탈 측은 안제르스카야 광산을 인수할 사업자를 찾기 위한 협상을 주정부와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러시아에서 경기침체로 최근 실업률이 8년만에 최고로 치솟으며 사회적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수요 부족으로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기업에 생산을 계속하도록 압력을 행사,실업을 막고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발상이다.지난달 4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피칼요보 지역을 방문해 시멘트 공장의 문을 닫은 신흥재벌 올레그 데리파스카에게 문닫은 시멘트 공장을 다시 가동하도록 압박한 것과 같은 움직임이다.지역별로 한 산업을 집중 육성한 소비에트 경제의 특성상 피칼요보 지역은 시멘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공장 폐쇄로 임금을 받지못한 근로자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지역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푸틴이 직접 나선 것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