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8일 금융회사 부실자산을 매입하기 위한 민관합동투자프로그램(PPIP)에 참여할 운용사 9곳을 선정했다.

선정 운용사는 △블랙록 △인베스코 △GE캐피털리얼에스테이트 △마라톤애셋매니지먼트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RLJ웨스턴애셋매니지먼트 △TCW그룹 △웰링턴매니지먼트 등이다. 당초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는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미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PPIP의 부실자산 매입 규모는 총 400억달러이며,이 가운데 9개 운용사들이 100억달러를 확충하고 나머지 300억달러는 재무부가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자산 매입 규모는 오바마 정부가 3월 밝혔던 1조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재무부는 당초 7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기금(TARF) 가운데 750억~1000억달러를 투입해 최대 1조달러어치 부실자산을 매입할 계획이었다. 이처럼 부실자산 매입 규모가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며 금융사들의 재무건전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셰일라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 등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운용 규모는 실제 경제 및 금융 시장 전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사태가 악화될 경우 신속히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사를 대상으로 부실자산을 PPIP에 매각하도록 독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금융사들이 부실 노출을 우려해 부실자산 매각을 꺼릴 경우 정책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