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위구르자치구 민족 분규를 수습하기 위해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담을 포기하고 급거 귀국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8일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소집,"중화민족의 단결을 저해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 세계 57개 이슬람 국가들이 소속된 국제기구인 이슬람회의기구(OIC)는 공동 명의 성명을 통해 중국이 지나친 공권력을 행사,상당한 사망자를 초래했다고 비난하고 나서 자칫 중국과 이슬람권 간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게 됐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후 주석 주재로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열고 중화민족의 단결을 지키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결의했다. 중국 정부는 또 신장위구르 분리독립 세력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카자흐스탄에 대해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OIC는 성명을 통해 명확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만 소수민족의 권리는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도 "민족 간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덜란드 독일에 이어 이날 터키 노르웨이 미국 등에서도 위구르족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우루무치에서는 지난 5일 156명의 생명을 앗아간 위구르족 시위에 이어 7일 한족 1만여명이 칼과 몽둥이 쇠파이프를 들고 위구르족 상점을 깨부수는 등 보복 시위를 벌였다.

8일에도 위구르족과 한족의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군용 헬리콥터 2대가 우루무치시 상공을 돌며 도시 전체를 감시하고 있는 가운데 신변에 불안을 느낀 위구르족의 엑소더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위구르인과 카자흐스탄인 등 1000여명이 이날 고향이나 인근 도시로 피하기 위해 시내 재정대학 안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한족과 위구르족이 남북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면서 대규모 유혈충돌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이순원 재중 한국인회 우루무치 지부장은 "위구르인들이 보복으로 수돗물에 독을 탈 수도 있다는 등의 괴소문이 돌면서 생수가 동나고 위구르인에 대한 한족들의 적개심이 커지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교민들도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아 사재기 열풍도 불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