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기후협상 타결 재차 촉구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은 6일 G8(선진7개국+러시아) 국가들이 2010년까지 새천년개발목표들(MDGs)을 달성하기 위해 개도국들에게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던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개막된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고위급회의 연설 및 기자회견을 통해 "아프리카 원조 확대를 포함한 그들의 공약은 글렌이글스 정상회의 목표에서 최소한 200억 달러가 부족하다"면서 "말은 그만 하고 모든 나라가 각자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G8 정상들과 각각 통화를 갖고 내년도 아프리카 원조 확대 방안을 촉구할 것"이라면서 "국제 시스템의 신뢰성은 기부국들이 기부를 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에너지위기, 식량위기, 현 경제위기 등 지난 12개월간 일어났던 각종 위기들은 엄청난 고통과 슬픔을 가져왔다"면서 "이 것들은 우리의 운명들이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음을 보여주었고 신종플루 사태는 우리의 취약성과 상호 의존을 깨우쳐준 가장 최근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다자주의'를 재차 강조한 후,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협상이 타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 총장은 "MDGs 달성을 향해 우리가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늦다"면서 적절한 펀딩과 강력한 정치적 공약을 촉구한 뒤, 최빈국과 취약층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 반 총장은 유엔은 최빈국 및 취약층에 대한 경제위기의 영향을 추적하기 위한 `글로벌 임팩트 및 취약성 경고 시스템'(GIVAS)을 오는 9월 공식 발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공중보건 문제와 관련, 반 총장은 "건강을 결정하는 상당수 요인들이 보건 분야 밖에 있다"면서 "심지어 선진국들에서조차 민족성과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 지리적 지역과 같은 요인들이 기대수명을 결정하고 서로 다른 그룹간의 기대수명에서 십년 이상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연례 MDGs 보고서를 통해 즉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제 침체로 지난 20년간 달성해온 세계의 빈곤 감소 추세가 반전되어 올해에 9천만명이 추가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해와 비교할 때 6% 증가한 수치이다.

마거릿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이날 연설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10억명이 생존의 한계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하고 "각국 정부는 자국의 보건시스템 발전에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