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구시갈파 공항서 유혈충돌..2명 사망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5일 미국 워싱턴 출발해 귀국을 시도했으나 과도정부 측이 공항을 개방하지 않아 입국에 실패하고 인근 니카라과에 도착했다.

수도 테구시갈파 공항에서는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을 마중나온 지지자들과 군경이 충돌해 적어도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유혈충돌 사태가 빚어졌다.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셀라야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텔레수르TV 취재진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기내에서 행한 연설에서 공항 활주로에 군차량이 주차된 상황에서 착륙할 수 없다며 6일 혹은 그 후에 다시 귀국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셀라야 전 대통령 일행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는 테구시갈파 공항 상공을 한동안 선회하다 시선에서 사라졌다.

그는 기내연설에서 엘살바도르로 가겠다고 밝혔으나 조금 후에 텔레수르TV를 통해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자신이 곧 테구시갈파 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며 군은 자신에 명령에 복종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나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군의 최고지휘관이며, 내가 착륙하여 국민들과 만날 수 있도록 공항을 개방할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테구시갈파 공항의 목격자들은 셀라야 지지자들이 공항 영내로 진입하려 하면서 현장에 배치된 군경과 충돌이 발생했으며 군경은 최루탄을 발사하고 경고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가 활주로로 진입을 시도하자 군 쪽에서 발포했으며, 경찰은 발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개헌 국민투표 개시를 바로 앞둔 지난달 28일 새벽 무장군인들에 의해 코스타리카로 추방된 후 파나마와 미국 뉴욕 및 워싱턴을 경유하며 대통령직 복귀를 모색했으며, 이날 미겔 데스코토 브로크만 유엔총회 의장 등을 동행하고 귀국길에 올랐었다.

그러나 과도정부의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 권한대행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셀라야가 탑승한 비행기의 착륙저지 명령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고 "우리는 합법정부로 국내정세가 안정되기 전에는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첼레티 대통령은 이어 니카라과군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히고 이는 온두라스 국민들을 심리적으로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두라스 정부의 이 같은 지적해 대해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