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기관투자자들이 원유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경제전문 마켓워치는 1일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거래 보고서와 중 원자재 인덱스펀드의 흐름 등을 바탕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지난 6월 원유 보유를 6억배럴 이상 늘렸다고 분석했다.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이 기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유(WTI)의 선물가격은 60% 상승해 지난달초 배럴당 70달러에 도달했다.또 지난 2분기에만 41%나 급등하며 지난 19년 이래 가장 큰폭의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과 세계에서 가장 재정이 튼튼한 것으로 알려진 하버드대의 대학기금도 원유 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과거에는 헤지펀드 등이 이를 주도해왔으나 장기 투자자인 이들 대형 기관투자가들마저 인덱스 펀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는 것.인플레와 달러약세라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상품트레이더의 바이블’의 저자인 스티브 브리스는 “국가 펀드나 연기금 같은 대형 기관 투자가들이 이렇게 투자해 원자재 가격을 치솟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원자재 투기에 대한 경각심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민주당의 칼 레빈 의원이 이끄는 미 상원조사단이 지난주 인덱스펀드 투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원자재 투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올해 ‘엘니뇨 현상’의 발생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관측에 농산물 등 국제 원자재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 기상청은 1일 지난 2주간 엘니뇨가 발달하고 있는 증거가 발견됐다며 수주 내 엘리뇨 발생을 공식 선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엘니뇨로 이상기후 현상이 어느 정도 심하게 나타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밀 쌀 설탕 등의 상품가격이 엘니뇨로 인해 급격히 출렁였던 전례가 있다.최근 인도에서 많은 비를 뿌리는 몬순이 이례적으로 지연되면서 사탕수수 수확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이에 1일 설탕가격은 3년만의 최고가인 파운드당 18.01센트를 기록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