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최고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지난해 리비아를 방문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에게 20만달러상당의 선물공세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카다피는 작년 9월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55년만에 리비아를 공식방문해 자신과 회담을 가졌던 라이스 전 장관에게 다이아몬드 반지, 현악기 류트, 자신의 사진이 담긴 작은 상자(locket)를 선물했다.

또 카다피는 자신의 정치철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입장을 담은 `그린 북' 사본과 자신이 등장하는 DVD도 증정했다는 것.
이런 사실은 미 국무부가 지난주 공개한 외국정상들의 선물 리스트 연례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국무부는 라이스가 카다피로부터 받은 선물의 가치를 21만2천225달러로 평가했다.

라이스는 '선물 사절로 제공자와 미국정부를 당혹스럽게 해서는 안된다'는 프로토콜에 따라 값비싼 선물이었지만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다만 200달러 이하의 선물일 경우에는 공직자가 이를 개인적으로 소장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이면 공직자는 정부에서 평가한 금액을 주고 이를 사들이든지 아니면 미연방조달청(GSA)에 귀속시켜야 하는 규정에 따라 라이스는 다이아몬드 반지 등 고가선물은 포기해야 한다.

라이스는 당시 카다피에게 국무부 구내 선물가게에서 39.95달러에 구입할 수 있는 미국 국새 문양이 새겨진 접시와 자신의 사인을 선물했다.

지난해 중국 언론은 독신인 라이스가 카다피의 장남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와 열애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