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세계 금융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 상하이가 `중국판 삼풍' 사고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

29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5시30분 상하이시 민항구 롄화남루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13층 아파트가 옆으로 쓰러져 공사 중이던 인부 샤오(肖.28)씨가 숨졌다.

사고발행 후 로이터, AP 등 해외 주요언론과 중국 신문ㆍ방송들은 사고조사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다.

한정(韓正) 상하이시장은 철저한 사고원인 조사를 지시했으며 관련 부서와 공안국은 공사 관련자들을 불러 부실시공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상하이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공사에 대해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진단을 실시하도록 했다.

이번 사고는 현대 건축기술에서 발생하기 힘들고 유사 사례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13층까지 다 지어놓은 아파트가 그대로 옆으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통상 대형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지반을 튼튼히 한 후 건물을 올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일로 중국 상하이는 여전히 전근대적인 구습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으며 도시 자체의 신뢰도에도 큰 흠집을 내게 됐다.

특히 지금까지 파악된 사고원인을 보면 놀라움이 더 커진다.

조사결과 사고 당시 아파트 지상 부분을 먼저 건설한 후 지하 주차장을 시공하기 위해 땅을 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지상 건물을 지은 후 건물 밑으로 땅을 파고 주차장을 건설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건축 순서를 거꾸로 한 것으로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사고 아파트가 지어진 부지는 지반이 견고하지 못하고 수분이 많아 붕괴 위험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너진 13층 아파트 자체는 견고하고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00여명의 입주예정자들은 환불과 철저한 사고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당 1만4천위안(266만원)에 판매됐다.

중국의 한 아파트 건설업체 관계자는 충칭만보와 인터뷰에서 "주택이 건설된 후 지하주차장을 건설하려면 견고조치를 취한 다음에 공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지하구조를 건설한 다음 지상건물을 건설하는 시공절차는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상하이 현지의 외국기업 관계자는 "중국이 급속한 개발과 성장을 이루면서 과거 한국이 겪었던 부실공사의 전철을 밟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 1995년 6월29일 오후 5시 56분께 서울 서초동에서 지상 5층의 유명 백화점인 삼풍백화점 건물이 폭삭 내려앉아 500여명이 사망하고 900여명이 부상했으며 3천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상하이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