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약물 복용 의혹 해명 위해 2차 부검 실시

지난 26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50)의 죽음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망직전 약물복용 증언이 잇따르면서 의혹을 더욱 키우는 양상이다.

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소의 크레이그 하비 대변인은 "부검 결과 타살 정황이나 외상은 없었으나 약물복용 흔적이 발견됐다"며 "정확한 사인은 추가 검사 결과가 나오는 6주에서 8주 뒤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잭슨이 사망 전에 처방약 등을 복용해왔다는 증언이 나온 데 이어 약물과 그를 치료한 의사들이 잭슨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AP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교외 엔시노의 잭슨가(家) 저택에 모여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잭슨의 유족들은 잭슨의 사망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의사 콘래드 머레이에 대해 강한 의혹을 품고 있으며 영국 런던 공연 기획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는 "유족들이 잭슨의 사망 직전 진통제를 주사한 것으로 알려진 의사 콘래드 머레이를 의심하고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잭슨 목사는 ▲머레이가 잭슨의 집에 도착한 시점 ▲잭슨에 대한 투약 여부와 방법 ▲모르핀 대용 약제인 '데메롤' 투약 여부 등 머리의 행위를 둘러싼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검시소로부터 잭슨의 시신을 인도받은 유족들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개인 병리학자를 고용,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부검을 했다고 잭슨 목사는 전했다.

LA경찰은 변호사를 대동하고 자발적으로 출두한 의사 머레이를 상대로 비공개 장소에서 잭슨의 사망을 둘러싼 여러 정황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앞서 잭슨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머레이의 자동차를 압수수색했지만 그가 수사에 협조적이며 그를 범죄 용의자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텍사스 등지에서 의료 활동을 하고 있는 머레이가 최근 수년 동안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의 유족들은 또 머레이 뿐 아니라 최근 잭슨 주변에 있었던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정보가 부족한 데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유족과 가까운 측근들이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측근 "유족들은 잭슨의 런던 공연을 주관하던 기획사 AEG 라이브의 역할과 AEG가 선임한 것으로 보이는 잭슨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EG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랜디 필립스는 런던 공연을 앞두고 의사 머레이와 계약하자고 우긴 것은 잭슨 자신이었다고 밝혔다.

필립스는 "우리는 높은 비용 때문에 의사를 풀타임 직원으로 두고 싶지 않았지만 마이클이 머레이를 고용하자고 주장했다"며 "마이클은 자신이 머레이와 정신적 교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필립스 회장은 지난 2월 잭슨이 보험사 측의 요구에 따라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무사 통과했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