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경영진 10명의 지난 4년간 지출 내역을 공개했다.그러나 공금으로 처리하기에 부적절해 보이는 항목이 일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BBC는 시민단체의 정보공개 요구에 따라 2004년부터 지금까지 경영진이 개인적으로 쓴 뒤 공금으로 처리한 내역을 25일 공개했다.마크 톰슨 BBC사장은 “BBC는 시청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최근 불거진 하원의원들의 수당 청구 스캔들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공영방송 BBC에서도 하원의원들 못지 않게 상당수 ‘부적절’한 공금지출 내역이 밝혀져 현지 언론의 빈축을 샀다.이날 공개된 경영진의 지출 내역 중에는 휴가지에서 업무에 복귀하기 위해 사용한 항공요금을 비롯해 화환,샴페인,아이팟 구입비용 등이 포함돼 있었던 것.

톰슨 사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그와 가족들이 휴가지에서 돌아오는 항공기 요금2236파운드를 청구했다.당시 BBC는 영국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와 코미디언이 음란 농담을 주고받은 것이 여과없이 방송돼 큰 물의를 빚었고 톰슨 사장은 휴가지에서 급히 돌아왔다.톰슨 사장은 유명 연기자의 80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샴페인 구입비용 99파운드도 공금으로 처리했다.

이밖에 다른 간부는 회사 업무중 분실한 손가방 비용 500파운드를 청구했고 미래 미디어 분야를 담당하는 경영진은 2차례에 걸쳐 아이팟 구입비용 450여 파운드를청구하기도 했다.BBC는 영국의 모든 가구가 의무적으로 내는 연간 142.50 파운드(한화 약 30만원)의 시청료로 운영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