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유럽연합(EU)은 물론 호주 말레이시아 등과 불공정 무역 문제로 난타전을 벌이며 글로벌 무역분쟁의 중심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25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중국산 가금류 수입금지 조치 해제를 위한 중재를 요청했다. 두 나라는 2004년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때 서로 가금류 수입을 금지했다가 이후 중국은 해제했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도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중국 측은 주장했다. 미국은 이에 앞서 지난 22일 중국의 희귀금속 수출물량 제한 조치를 WTO에 제소,중국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국은 이달 초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산 철강 반덤핑 혐의를 조사하겠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중국이 PC에 유해 콘텐츠 차단 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하려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WTO 규정에 위배된다며 중국에 이 방침을 철회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나 중국 측은 다음 달부터 강행할 방침이다.

미국뿐 아니라 호주도 중국산 알루미늄 압출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호주가 중국산 제품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 것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중국은 또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에서 수입하는 메탄올에 대해 덤핑 여부를 가리겠다고 나서 무역분쟁이 북미와 유럽에서 중동과 동남아시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인허증권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 경기침체의 탈출구로 여겨질 만큼 중국 시장에 대한 각국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국이 무역분쟁의 중심부에 자연스럽게 들어온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