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존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선거에서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파키스탄 및 인도 등 서남아시아 3개국 방문에 나선 존스 보좌관은 이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및 3명의 야당 대선후보를 면담한뒤 오는 8월20일 실시될 아프간 대선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존스 보좌관은 미국은 어떤 대선후보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대선에서 공정한 게임의 장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존스 보좌관은 이날 카르자이 대통령 면담에 이어 카불 주재 미 대사관에서 야당 대선후보 3명을 면담한뒤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의 유일한 관심은 미국이 적극 지원중인 아프간 정부의 안정과 안보를 지원하고 합헌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오바마 행정부는 초기에는 카르자이 대통령 정권이 무능하고, 부패가 만연했다며 비판해 왔으나 최근에는 비판 논조를 수그러뜨리고 있어 8월 대선에서 카르자이 대통령의 당선을 선호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측은 존스 보좌관이 이날 미 대사관에서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 미르와이즈 야시니 전 국회부의장 등 유력한 야당 대선후보 3명을 합동으로 면담하고, 기자들의 사진촬영까지 허용한데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대변인인 후마윤 하미드자다는 미국은 정치인들을 면담하는 형식으로 정치과정에 개입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하고, 미 관리들이 대선후보 면담을 통해 이러한 전략을 구사해 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하미드자다 대변인은 "일련의 정치인 면담이 대선후보의 정강정책에 대한 지지나 의견을 피력하는 기회가 된다면 이는 분명한 주권침해이며, 정치간섭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존스 보좌관은 "아프간 유권자들이 대선후보들과 최대한 접촉할 수 있고, 대선후보들은 자신의 공약 등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게 미국의 정책"이라며 "미국은 민주적 선거를 실시하는 다른 외국에 대해서도 이같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