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이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과 러시아가 북핵 돌파구를 찾기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6자회담 우리 측 수석 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4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모스크바 러시아 외무부 영빈관에서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부 아·태담당 차관과 만나 최근 북한 내 동향과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두 대표가 지난 3월 서울에서 한차례 회동한 바 있지만 위 본부장의 러시아 방문은 수석 대표 임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6자 수석 대표는 이날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맞서 채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 이행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방법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이 6자 당사국 중 북한을 제외한 '5자 협의' 개최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양국의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잘못된 행동에는 보상이 아닌 제재가 따른다'는 메시지를 확고히 하고자 북핵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5개국 회동이 필요하다며 5자 협의를 공식적으로 제의했고, 러시아는 지난 22일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위 본부장은 이날 회동에서 국제사회가 뜻을 모은 유엔 대북 결의안 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는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한 국제 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 때문에 (6자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을 우려한다"면서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강화한 것은 북한을 응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본연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라는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담은 북한이 핵실험을 더는 수행하지 않겠다고 할 때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2일 원산 해안으로부터 110㎞ 내에 있는 북동쪽 450㎞ 해역에서 25일부터 7월 10일까지 군사사격 훈련을 한다는 내용의 항해금지 구역을 통보한 이메일을 일본 해상보안청에 보내면서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