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호 함장 제프리 김 중령

북한 `강남호'에 대한 추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호(DDG 56)의 함장이 한국계 미국인인 제프리 김 중령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김 함장은 지난 21일부터 존 매케인호를 진두지휘하면서, 금수물자로 의심되는 화물을 선적한 채 미얀마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남호에 대한 추적을 수 일째 계속하고 있다.

김 함장은 강남호가 중국해를 벗어나게 되면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정선명령을 내린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에 의거해 강남호측에 승선검색 허용 여부를 타진하는 결정을 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강남호가 미국측의 검색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김 함장은 안보리 결의에 따라 인근의 편리한 항구로 기항할 것을 강남호에 요구하고, 강남호의 기항여부를 최종 확인하는 임무까지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결의 1874호가 통과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질 강남호 선적에 대한 검색의 성패는 이번 결의의 유용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김 함장 입장에서는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존 매케인호를 책임지고 있는 김 함장은 공교롭게도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으로부터 "의심할만한 확실한 증거가 있으면 강제승선해서라도 검색을 하라"는 간접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994년 7월 취역한 매케인함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조부인 존 에스 매케인(1945년 작고)과 부친 존 에스 매케인 주니어(1981년 작고)를 기념해 명명됐기 때문에 매케인 의원 입장에서는 `훈수'를 둘 수 있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유엔 결의가 강제승선 검색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김 함장이 무리해서 강남호측에 승선을 압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지적했다.

다만 미 군당국 일각에서 존 매케인호가 구축함 매캠벨호(DDG 85)에 추적임무를 넘겨주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김 함장의 임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다소 불투명하다.

김 함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스시코 인근의 올버니에서 성장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학군장교(ROTC) 출신으로 1991년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고국에서 함장 취임식을 갖고 싶다는 뜻에 따라 지난 3월28일 부산에서 한국계로는 두 번째로 미국의 이지스 함장에 취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