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대학 입시에서 갑골문(甲骨文)을 비롯한 고문(古文)으로 작성된 답안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고문 연구가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해 쓰촨(四川)성 지역 대입시 채점을 하다 갑골문 등으로 쓴 작문 답안을 확인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대입시 채점에 나섰던 교사로 추정되는 글 작성자는 "'익숙(熟悉)'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이 답안지는 800자를 모두 갑골문과 청동명문(靑銅銘文),대전(大篆) 등 고문자로 채워졌다"며 "답안을 외부에 누출시킬 수 없도록 한 규정 때문에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문장이 짜임새가 있었고 글자체도 정확했다"고 전했다.

그는 채점 위원회가 이미 쓰촨성의 고문 전문가에게 간체자(簡體字)로 번역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성도만보(成都晩報)의 확인 요청에 대입시를 관리하는 쓰촨성 고시원 측은 "간체자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갑골문 등으로 작성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확인을 유보했다.

쓰촨대 허산칭(河山靑) 교수는 "고문자를 아는 일반인들이라 하더라도 800자의 문장을 지으려면 족히 한 달은 걸릴 것"이라며 "요즘 젊은이들은 고문은 고사하고 번체자도 어려워 하는데 고교생이 갑골문을 비롯한 고문자로 답안을 작성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짧은 작문 시간에 고교생이 800자의 고문을 작성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갑골문을 쓴 것이 아니라 '그린' 것 이나겠느냐"며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중국 건립 이후 중국 정부가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1964년 전통 번체자(繁體字)를 간략화 한 간체자(簡體字)를 표준어로 도입한 이래 번체자를 읽지 못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었으며 간체자 제정 이후 젊은 세대들은 사정이 더욱 심각해 일각에서는 번체자 부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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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