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신문 등 자신의 재임기간 정책을 옹호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테러 정책과 경제정책을 싸잡아 비난했다.

퇴임 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자제해 오던 부시 전 대통령의 오바마 공격은 사실상 처음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17일 밤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시에 열린 제조업.상업연합회 초청 만찬 행사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재임기간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신문 정책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자신은 두 가지를 결심했었다면서 "법적 범위 내에서 모든 기법과 방안을 사용해 테러리스트들이 다시 공격하기 전에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 첫번째 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방침에 대해 "후임자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인을 즉각 죽이려는 사람들이 관타나모에 있다는 사실만을 말해 주겠다.

치료로는 테러리스트의 마음을 변하게 할 수 없다"고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직접 드러냈다.

금융부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재정적자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민간 부문이 현재 우리가 빠져 있는 경제상태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이라면서 "정부가 당신들의 돈을 사용할 수 있는 것보다 당신들이 자신의 돈을 훨씬 더 잘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오바마 정부가 과도하게 실물경제에 개입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부를 창출하지 못한다"면서 "정부의 주요한 역할은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역점을 쏟아붓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보험을 국유화해서는 안된다고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미 언론은 퇴임 5개월 만에 부시 전 대통령이 직접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벌였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쉴새없는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부시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전임 대통령이 나를 비판하는 게 별로 좋지 않았다"면서 "나는 후임자를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후임자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