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보호 절차를 거의 완료한 미국 크라이슬러 자동차가 막판 암초를 만났습니다.미국 인디애나주 교직원퇴직펀드를 포함한 인디애나주 연금펀드 3개가 이탈리아 피아트 자동차에 우량 자산을 매각해 회생하려는 크라이슬러의 구조조정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3개 펀드는 크라이슬러가 빚진 총 69억달러의 담보대출 채무 중 4250만달러를 빌려준 소액 채권자들입니다.

이들은 미국 대법원에 크라이슬러의 자산 매각을 막아달라고 긴급 요청했습니다.지난 5일 미 연방 항소법원이 크라이슬러의 자산 매각을 승인했으나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는 기회를 이들에게 준데 따른 것입니다.대법원 상고 이유는 두가지입니다.하나는 회사가 채무조정 과정에서 선순위자인 자신들보다 후순위자 채권자들의 권리를 우선해 위헌이라는 것입니다.다른 하나는 금융권 구제금융을 위해 설정된 정부 자금이 취지와 달리 자동차업체 지원에 전용됐다는 주장입니다.

이같은 상고 절차로 인해 크라이슬의 자산 매각은 한국시간으로 9일 새벽 5시까지 일단 보류됩니다.이제 대법원이 크라이슬러 회생의 최종 키를 쥐었습니다.루스 베이더 긴스버그라는 대법관이 단독으로 이 문제를 결정할 수 있으며,또는 전체 회의에 넘겨 대법관 9명 중 적어도 4명이 찬성해야 상고가 받아들여집니다.

대법원이 소액 채권자들의 자산 매각 보류 신청을 기각하면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 상태를 완전히 벗어납니다.피아트와 제휴해 본격적인 회생에 들어갑니다.반면 대법원이 이들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자산 매각은 길게는 수주일이나 몇달 간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그렇게 되면 이달 15일까지 피아트에 자산을 매각키로 한 시한을 넘기게 돼 상황은 꼬이게 됩니다.크라이슬러 회사측은 피아트와의 자산 매각 협상이 깨지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이번 크라이슬러 소송건은 결과에 따라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절차와 회생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GM도 크라이슬러처럼 우량 자산을 뉴GM에 매각키로 했습니다.하지만 GM은 크라이슬러보다 덩치가 커서 채권자들의 구성이 훨씬 복잡합니다.파산보호 신청에 동의하지 않은 GM 채권자들은 46%에 달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