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방파 여권 對 헤즈볼라 야권 대결

레바논 총선거가 7일 오전 7시(이하 현지 시각)부터 전체 26개 선거구의 5천200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친서방파 여권 그룹인 `3ㆍ14 동맹'과 시아파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주축으로 한 `3ㆍ8 동맹' 간의 대결인 이번 총선에는 양 진영의 후보 587명이 전체 128개 의석을 놓고 경합하고 있다.

3ㆍ14 동맹은 2005년 2월 시리아에 의존하는 정책에서 탈피하려 했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의문의 차량폭탄 테러로 숨진 뒤 시리아 주둔군의 철수 운동을 이끈 정파 그룹이다.

이에 맞선 야권 블록은 헤즈볼라와 나비 베리 국회의장의 아말운동, 기독교계인 자유애국운동 등으로 구성됐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양 진영 간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후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야권 블록이 승리하게 되면 이란과 시리아, 레바논으로 이어지는 반달 모양의 반(反) 서방 라인이 구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투표는 이날 오후 7시까지 12시간 동안 실시되며, 유권자는 전체 국민 400만명 중 만 21세 이상의 성인남녀 320만명이다.

레바논은 종파간 권력공유 협정에 따라 의석 128석을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에게 64석씩 동수로 배정하고 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18개 종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모자이크 국가'로 불리는 레바논은 1975년부터 15년간 내전을 겪었고, 지난해 8월 카타르 중재로 여야 통합내각이 출범하기 전까지도 심각한 종파ㆍ정파 간 분쟁에 시달려왔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